팀장, 팀원 구분 없이 우리 팀원 모두 에이스로서 동등하게 일하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
스테이지랩스는 올해 라이브 커뮤니케이션 팬덤 플랫폼 유미온(youmeOn)과 Kpop 디지털 포토카드 플랫폼 틴(tin) 총 2개의 신규 서비스를 런칭했는데요. 하나의 신규 서비스가 타겟 유저를 만나 그들의 니즈를 채워주기까지 구성원들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더 크게 느낀 한 해였어요. 우리 조직도 이런 상황에 맞춰 여러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John은 스테이지랩스 창립 멤버로 함께했었고 올해 8월 디자인팀 팀장으로 다시 합류해주셨어요. John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걸어온 커리어 여정과 디자인팀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Q. John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John : 안녕하세요 스테이지랩스의 디자인팀 팀장으로 함께하고 있는 John입니다. UI, UX 디자인뿐만 아니라 브랜딩, 프로모션 등 경계 없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을 비주얼라이징하는 것에 집중한 디자인 디렉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비즈니스가 엔터테인먼트 특히 Kpop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Kpop 팬덤 문화를 연구하고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원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비주얼라이징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디렉터라고 소개하고 싶어요.
Q. 스테이지랩스 합류 전 디자이너로서 커리어 여정이 궁금해요
John :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요. 원래 자타공인 영화광으로서 영화를 하고 싶었던 ‘영화학도’였습니다. 워낙 관심이 많다 보니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영화 쪽 모임에서 자주 활동했는데요. 자연스럽게 영화 쪽 업무 환경이 생각보다 더 열악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강도 높은 근무 시간, 낮은 임금, 열악한 근무 환경, 종종 그들의 동료들이 과로사하는 이야기까지 듣다보니 영화를 좋아하지만 몸 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영상이 내뿜는 다이내믹함 즉 역동성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끼거든요. 역동성을 표현할 수 있는 디지털 디자인 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요. 디자인 세계로 넘어오니 사용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디자인 분야에 빠져 관련된 회사들에서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이 시기에는 프로모션 쪽 디자인 작업들을 많이 진행했어요.
디자이너로서 일을 하면서도,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은 항상 있었기에 관련된 소스를 가지고 있는 곳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고요. 기회가 돼서 CJ ENM(당시 온미디어)에 합류했었고 입사하자마자 영화 전문 채널 OCN의 사이트 전면 개편을 제안하는 일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서비스 기획자로 함께 일했던 동료가 우리 대표님, 마이클이에요. 디자이너와 서비스 기획자로 만난 게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네요. 당시에 마이클과 미디어 쪽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콘셉트들을 회사에 제안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되돌아보니 저는 최대한 다양한 영역에서 콘셉트를 도출하고 디자인 작업 하는 것을 좋아해 여러 분야에 도전했었던 것 같아요. 어떤 영역이든 정해지면 거기서 최선을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그 과정을 즐기는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제 사이트를 통해 보시면 저의 커리어 여정을 좀 더 자세히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테이지랩스에서 누군가에게 공개하는 건 처음이네요!
Q. 스테이지랩스 창립 멤버로 함께 하셨는데요. 시작을 함께 한 계기가 있을까요?
John : 마이클이 함께 하자고 연락이 와서 합류했죠.(웃음) 2015년 겨울 즈음 마이클에게 “이제 우리의 사업을 할 때가 왔다”며 연락이 왔는데요. 일주일에 한 번씩 카페에서 두세 시간씩 마이클이 생각해 왔던 것들을 공유해 줬어요. 그 시간들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스테이지랩스의 시작을 함께 하게 됐습니다.
위에서 제 커리어 여정에 대해 짧게 이야기했지만, 저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이미 정해진 걸 그대로 디자인 작업만 해 본 경험도 있고 반대로 대기업에서 콘셉트 기획부터 진행해 본 경험이 있잖아요.
스튜디오에서 일할 때 가끔 기획 의도를 이해하기 어려운 디자인 요청들도 있었거든요. 막상 대기업에서 일을 해보니 왜 그런 지점들이 생겼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하나의 디자인을 위해 여러 조직들 간 이해 관계도 있고 그 안에서 의견이 부딪히는 지점들이 있고요. 결정이 필요한 사항들도 많다 보니 일의 속도가 느려지기도 하고요.
‘다양한 조직에서 디자인을 해오며 좀 더 능동적이고 빠르게 디자인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생각이 스테이지랩스에 합류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던 것 같아요.’
Q. 현재 스테이지랩스의 로고를 제작하셨다고..! 제작 스토리도 궁금해요
스테이지랩스는 독립 아티스트, 인디 뮤지션들이 그들의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운다는 미션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그 미션을 담아낸 로고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무대 즉 스테이지 중심에 아티스트가 서있고 아티스트를 둘러싼 팬들의 모습을 원형으로 표현했어요. 그리고 로고 중앙을 가로지르는 선을 통해 무대 위 아티스트를 비추는 빛, 아티스트와 수많은 무언가가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 연결성을 표현했어요.’
스테이지에 임하는 각오, 정열의 느낌을 나타내고 싶어서 키컬러를 레드로 잡았고요. 우리가 더 넓은 세상에서 두각을 드러낼 건데(웃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컬러가 무엇일까?라고 생각했을 때 당시 멤버들 사이에서 모아지는 컬러가 레드였어요. 15여개 정도의 로고 시안을 작업했는데요. 당시 멤버들의 투표와 제 의견이 반영되어 현재의 로고를 최종 선택했습니다. 시안들 중 무대를 형상화 한 로고들이 많이 있었어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디자인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스테이지라는 단어가 흔하기도 하고 여러 나라에서 스테이지라 단어를 사용한 브랜드들도 정말 많더라고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뻔한 조형적인 심벌들이 많아서 고민이었습니다. 형태가 너무 복잡하면 우리 브랜드를 이해하는데 난해할 것 같고 단순하면 비슷한 브랜드들 사이에 묻힐 것 같기도 하고요. 내년쯤 우리 로고를 현재 우리 상황과 트렌드에 맞게 살짝 업그레이드할 예정이에요.
Q. 올해 8월 재합류를 해주셨는데요! 과거와 현재의 스테이지랩스를 비교하였을 때 가장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나요?
John : 가장 큰 차이점은 스테이지랩스에 HR 업무 영역이 생겼다는 거예요. 과거와 비교하는 것이 무색하지만 당시 우리 회사에 디자이너가 저 혼자였고 디자인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에 필요한 여러 업무를 해내야 했다면 이제는 각자의 위치에 집중해 일할 수 있도록 회사 운영과 휴먼 리소스를 관리해 주는 조직이 생겼다는 지점에서 가장 큰 차이를 느낍니다.
그리고 ‘디자인팀이 생겨 함께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것이 행복해요. 혼자 하는 것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습니다. 같이 하면 더 멋있는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그런 환경이 마련된 것 같아 정말 좋습니다.’
(여담으로) 좀 웃긴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요. 과거의 스테이지랩스를 생각해 보니.. 아주 큰 차이점이 또 있네요. 우리 첫 사무실이 마이클의 집이었거든요. 마이클 집으로 출근하면 그날 하루 우리가 먹을 물을 끓이는 게 업무의 시작이었어요. 퇴근하기 전에 그 물을 다 먹으면 (진짜로) 다시 끓여야 했고요. ㅎㅎ 지금은 사무실도 있고 언제든 마실 수 있는 정수기도 있다는 점이 새삼 큰 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Q. 얼마 전 유미온(youmeOn) 앱이 출시되었는데요, 디자인을 총괄하시면서 어떤 부분들에 중점을 두었나요?
유미온(youmeOn)은 스테이지랩스 재합류 후 맡은 첫 서비스예요. 각 팀원들의 퍼포먼스를 파악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처음부터 멋있고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보다는 우리 디자인 팀워크를 만들어 나가는데 집중했어요. 각 팀원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이들이 잘할 수 있는 지점을 더 끌어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유미온(youmeOn)만의 특색 있는 디자인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베타 서비스이기도 하고 현재 브랜딩을 해나가는 과정입니다. 유미온은 아티스트와 팬을 연결하는 플랫폼이잖아요. 그리고 팬들이 그들의 아티스트를 좀 더 재밌고 깊게 덕질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기도 하고요. ‘덕질에 진심인 팬들의 니즈를 찾아서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덕후를 공략하고 싶습니다.’
‘아티스트가 팬과 어떻게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 하는지 그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궁금해요.’ 그들이 원하는 UX는 무엇인지 발굴해서 디자인하는 것이 앞으로 이 프로젝트의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Q. 스테이지랩스에서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 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중요한건 ‘관찰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쉽게 지나치거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끌어와 다시 인지시켜주는 것 그런 관찰력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경청하는 태도’도 중요한데요. 상대가 하는 말을 적극적으로 듣고 커뮤니케이션 하여 유연하게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자기의 생각을 고집해서 디자인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UI, UX 분야에서 그런 태도는 디자인을 발전시키는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또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있잖아요? AI 기술 등을 통해 쉽게 이미지를 제작하는 시대에 당장 포토샵, 피그마 같은 툴을 잘 다루는 것보다는 ‘빠르게 시도하고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이 점점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디자인 툴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거든요. 지금 많은 디자이너들이 피그마라는 툴을 쓰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5년이 채 되지 않았어요.
마지막으로 스테이지랩스의 디자이너로서 필요한 부분인데요. ‘덕후력’이 중요합니다. 어떤 한 분야에 미친 듯이 파고들고 덕질을 한 경험을 가진 디자이너라면 우리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영화에 미쳐있는 사람인 것처럼 제 동료도 어떤 하나에 푹 빠져본 경험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스테이지랩스 디자인팀 팀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스타트업에서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목표와 비슷할 것 같아요. 디자이너들이 오고 싶고, 일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토스는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모두가 일해보고 싶은 회사거든요. 스테이지랩스도 ‘합류하면 재미있게 디자인을 할 수 있겠구나, 유저 친화적인 디자인을 해볼 수 있겠구나 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팀장으로서 스테이지랩스 디자인팀의 브랜딩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이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어요. 우리 회사도 그렇고요. 특히 디자이너들은 다른 직무보다 회사를 볼 때 눈에 보이는 부분 그 부분도 중요한 것 같아요. 내년에는 회사 홈페이지 디자인 개편을 통해서 회사 브랜딩 영역도 디벨롭시키고 싶습니다.
그리고 정기적인 세미나, 이벤트 등을 통해서 디자인팀만의 문화를 만들고 싶은데요. 이 과정이 어려운 부분이기도 해요. 시간과 경험을 축적해서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니까요.
‘제 최종 목표는 우리 팀 디자이너분들이 모두 에이스가 되어 팀장, 팀원 구분 없이 동등한 위치로 일하는 것이에요. 더 강한 시너지로 좋은 프로덕트가 나오게 될 거라고 믿고 있어요.’